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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 일본 여행] 시라하마, 와카야마 - 1여행/2024 2024. 9. 8. 17:30
두 돌을 넘긴 둘째를 데리고 선택한 첫 여행지는..... 결국 (또) 일본이었다. 제주도 여행 때 둘째 때문에 비행기에서 쓴 맛을 한번 봤던지라 비행시간을 어떻게든 최소화하려고 보니 선택지에 다른 국가가 들어가기는 어려웠다.
일본 내에서 어느 도시를 갈지만 온전한 고민 사항이었는데, 친구 김씨네 가족이 작년에 다녀오고 남겨둔 시라하마 여행기가 워낙 환상적이었기에... 그들의 경험 하나만 믿고 시라하마 & 와카야마로 목적지를 정했다. 시라하마는 인터넷에서 찾아봐도, 주변을 둘러봐도 놀러가 본 사람이 거의 없는듯해서 더 특별한 경험이 될 것 같아 끌리기도 했다.
넉넉하게 4박 5일 일정을 잡았고, 도착 첫날은 오후에 도착하는만큼 무리하지 않고 간사이 공항 코앞에 있는 린쿠타운에서 1박, 메인 타겟인 시라하마로 이동해서 2박, 마지막으로 와카야마시까지 살짝 올라와서 1박을 하는 일정으로 구상했다.
간사이 공항으로 입국해서 오사카 or 교토를 아예 안 들르는 관광 목적의 한국인이 얼마나 될까 싶었지만... 아이들을 데리고 그 복작복작한 관광 스팟들 구경이 도저히 머리에 그려지지 않아 과감하게 선택과 집중을 하기로 했다.
다만 비행기 티켓을 끊을 때 미처 염두에 두지 못한 것이 있었으니, 바로 7월 말 일본의 불타는 여름 기온이었다.
한여름에 일본을 간 것이 워낙 오래되어 생각하지 못했는데, 여행 즈음 되어서 상황을 보니 일본 간사이 지방은 40도 근처까지 치솟는, 한국의 폭염은 귀여운 수준의 불볕 더위를 기록하고 있었다. 성인끼리도 아닌 아이 둘을 데리고 가는 여행이라 괜찮을까 걱정이 많이 되었고, (spoiler alert) 실제로 괜찮지 못했던 순간이 있었다. 🫠
아니나 다를까 도착한 일본은 그야말로 사우나였다. 아내 고씨는 평상시 자차 - 실내 환경에서 화초처럼 지내는 나약한 나 라서 유난하게 느끼는 것이라고 했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한국보다 한 레벨 더 심한 더위였다.
칭얼거리는 애들을 데리고 첫 목적지 린쿠 타운으로 향했다. 린쿠 타운은 간사이 공항 역에서 다리 너머 전철 단 한 정거장을 가면 나오는 동네인데, 사람 사는 동네라기보다는 공항의 위성도시 느낌으로, 보통의 관광객들은 오사카 여행을 끝내고 프리미엄 아울렛 쇼핑 목적으로 들르는 동네인듯하다. 물론 우리는 쇼핑 목적이 아니라 공항과 가까운 데서 1박을 한다— 의 단순 목적으로 정한 첫날의 거점 도시였다.
우리가 묵은 숙소는 간사이 에어포트 워싱턴 호텔이었고, 4인 가정이 묵을 수 있는 한 방을 10만원 초반대에 빌릴 수 있는 가성비가 아주 좋은 곳이었다. 린쿠 타운 역과도 거의 붙어있어 접근성도 좋았고, 1층엔 편의점도 있고 시설도 적당히 깔끔했다.
아이 둘을 질질 끌고 땀 흘리며 호텔에 도착하니 이미 에너지랄 것이 크게 남지 않았지만, 저녁도 근처 식당에서 해결할 겸 짐을 풀고 프리미엄 아울렛을 한번 들러보기로 했다. 호텔부터 린쿠 타운 역 - 시클 몰 - 프리미엄 아울렛은 모두 육교 형태로 쭉 연결되어 있어 이동하기 좋았다.
아울렛은 날씨 탓, 평일인 탓, 시간대 탓인지 굉장히 한산했고 중국인 관광객들만 드문드문 보였다.
우리는 아이들 기념품을 사 줄 요량으로 가장 먼저 산리오 캐릭터숍으로 향했다. 그런데 갖추고 있는 상품들이 정말 별로였다. 일본 각지에서 안 팔린 물건을 폐기 전에 모아둔 것일까 싶었을 정도. 그 귀여운 캐릭터들로도 살리지 못한 제품들이었고 실제로 아이들도 크게 흥미를 보이지 않았다. 그래도 여행 기분도 낼 겸 이상한(?) 키링 같은 것을 쥐여주고 나왔다.
다른 매장도 왠지 비슷한 느낌일 것 같아서 빔즈 매장 정도만 구경하고, 빠르게 저녁을 먹으러 이동했다. 린쿠 타운 역에 인접한 시클 몰에 레스토랑 코너가 있어서 그리로 가 보았는데 아이들 데리고 먹기 좋은 돈까스집이 마침 있어서 그리로 정했다. 이름은 샤브카츠 카츠키.
구글맵 평점을 보니 그저 그런 관광객 상대 식당 느낌이라 큰 기대는 하지 않았고, 실제로 특별할 것은 없는 무난한 곳이었다. 지금보니 사진 한 장을 안 찍었네...
식사를 하고 나오니 어둑어둑 해질녘이었다. 시클 몰 내 작은 가챠샵에 있는 놀이기구를 태워주고, 숙소로 일찌감치 돌아와 하루를 마무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