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날 일정을 시작하는 조식. 생구 정식이었는데 역시 무난했다.

료칸 숙박 효능감을 최대한 살려보고자 체크아웃 전에 아침 목욕도 또 즐겼다. 료칸에서는 연박을 해야 온전히 휴식하면서 제 값어치를 하겠구나 하고 올 때마다 생각하지만, 가격이 역시 곤란해서 경험해본 적은 없다...



아쉬운 구석 없이 좋은 료칸이었다. 인기 많은 곳은 다 이유가 있는 법이다.
오늘의 목적지는 도마코마이(苫小牧) 시.
도마코마이는 관광지라기보다는 공업 항만 도시다. 방문 전엔 전혀 모르는 도시였고, 사실 다녀온 지금도 잘은 모른다. 동선 상 다음날 아침 일찍 공항에 가기 좋은 위치에 있으면서도 가보지 못한 지역을 가본다는 일념으로 정한 곳. 가는 경로에 시코쓰 호가 있어서, 드라이브를 하며 구경해볼 수 있는 코스란 점도 고려했다.
오타루에서 조잔케이를 오는 길도 그랬지만 도마코마이로 가는 남쪽 길도 가파르게 오르내리고 굽이 굽이 돌아가는 산길이었다. 홋카이도에서 곰 출몰이 많아서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하던데 당장 맞닥뜨려도 이상하지 않을 환경이었다.

그렇게 가다가 마주친 시코쓰 호. 탁 트인 호수를 둘러싸고 화산지대 능선이 병풍처럼 펼쳐진 모습이 정말 멋졌다.
야트막한 담장 하나를 두고 빙 둘러있는 국도를 따라 달렸다. 중간에 전망대를 겸한 공원도 조성이 되어있었는데 아이들이 자고 있어서 내려서 구경하지는 못했고, 중간에 마련된 갓길에 잠시 차를 세우고 눈에 담아보았다.

한시간 반 여 달려 산지를 벗어나 도마코마이에 도착했다.
이렇다할 관광 거리는 없는 동네이기 때문에 남은 일정은 무계획이었고, 메가 돈키호테 도마코마이점 에서 기념품 겸 장을 좀 보기로 했다.

일반적으로 돈키호테 하면 떠올리는 도심 지점의 그 느낌이 아닌, 우리나라 여느 대형 마트 형태로 구성이 되어있었다. 서점 코너에서 아이들 환심용 아이템 퍼즐도 사고, 과자랑 먹거리도 좀 샀다. 위스키나 사케 류도 둘러보았는데 품목이 많지 않고 무엇보다 가격 메리트도 크지는 않아보여 구매는 안하는 것으로.
마트 1층에 딸려있던 작은 라멘집에서 요기를 마치고, 숙소 그랜드 호텔 뉴 오지에 체크인했다.
동네에 옵션이 별로 없기도 하거니와 4인 방인데도 가격이 저렴해서 선택한 호텔이었는데 방문해보니 역사가 꽤 된 느낌이면서도 관리가 아주 잘 되어있는, 나름 지역 명소 호텔의 이미지였다. 비좁은 도심 호텔들과 대조적으로 엄청 큰 지상 주차장이 딸려있는 것도 인상적이었다. (주차에 민감함)

또 하나의 큰 장점은, 바다와 거리가 좀 있음에도 이외의 고층 빌딩이 거의 없는 이 동네 특성 상 탁 트인 오션뷰가 나온다는 것! 물론 예쁜 해변이라기보다는 항만 변 뷰지만... 시원한 느낌이 아주 좋았다.



호텔 근처는 삭막한 건물들 뿐 특별히 상점가랄 것이 없어, 근처에 있는 편의점 세이코마트(Seicomart)를 가보기로 했다. 홋카이도 한정으로 운영되는 향토 편의점 브랜드라고 한다.



편의점에 다녀와서 우리 다 같이 낮잠 자는 거야~ 하고 아이들을 꼬드겨 누워보았는데, 계속 잠에 빠져드는 엄마 아빠와 대조적으로 애들은 도무지 가만히 누워있지를 못해서... 쉬는 둥 마는 둥 하다가 저녁 식사 예약한 시간이 가까워와서 다시 나왔다.



예약해두었던 식당은 사시미 이자카야 나카젠이라는 곳이었다.
도마코마이는 바닷가의 해산물 식당들이 유명한데 아무래도 아이들 먹일만한 익힌 메뉴가 거의 없고 결정적으로 새벽 ~ 점심 장사만 하는 곳들이라 이번 기회엔 가볼 수 없었다. 그 대안으로 발견한 곳이 이 이자카야였고, 수산시장 점포와 직영으로 연계되어 있어서 신선하다는 리뷰가 많길래 기대를 해보기로 했다.

들어가보니 상당히 정겨운 분위기의 소박한 이자카야였다. 반 개인실 형태의 자리로 안내를 받았는데 다른 방들에서 현지인들이 왁자지껄 떠들며 신나게 한잔하는 소리가 들렸다.




예상했던대로 한글 메뉴판은 없었지만 눈치껏 이것저것 시켜보았다. 모듬 사시미, 해수 우니, 쟌기, 감자튀김 등등... 해산물들이 역시 굉장히 신선하고 맛있었다. 마지막 날 여흥을 다하고자 술도 신나게 마셨다. 맥주, 니혼슈, 다른 니혼슈...
종합적으로 보면 일본에서 방문했던 이자카야 중 거의 최고 수준으로 만족스러웠던 것 같다. 오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침이 밝았다. 천천히 일어나 체크아웃 후 공항으로 이동. 상당히 가까운 거리라 예상대로 마음 편히 이동할 수 있었다.
관광에 너무 큰 기대를 하지 않는다면 마지막 날 도마코마이 방문, 강추합니다.
전반적으로 만족스러운 6박 7일 여행이었다. 숙소도 이곳 저곳 옮겨다니고 장거리 이동도 많이 하면서 은근 욕심을 부렸다면 부린 일정이었는데 생각보다는 아이들도 잘 따라와주었다. 해마다 아이 동반 여행 난이도가 내려가는 것 같아서 더 욕심을 내봐도 되겠다(?) 생각이 들었다. 단, 이젠 진짜 좀 덜 더울 때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