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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속과 불구속
    2008. 8. 29. 14:43
    TV뉴스나 신문, 그리고 사람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답답한게 가끔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구속, 불구속 수사의 문제다.
    대부분의 사람이 구속 영장이 신청되고 받아들여지면 이 놈 중죄구나 하고 생각하고, 구속 영장이 기각 되어서 불구속 수사를 하게 되면 죄가 거의 없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정치인이나 경제인들에 대한 구속 영장이 기각되고 그냥 불구속 입건되면 역시 유전무죄, 봐주기 수사인가 와와하고 들고 일어난다. 심지어 기자들도 이런식으로 알고 있는 사람이 꽤 많은듯. 뉴스나 신문의 기사에서 드러나는 태도를 보면 말이다.

    하지만 이는 굉장히 큰 오해다. 구속과 불구속을 가르는 기준은 죄의 유무, 죄의 경중이 아니라 도주의 가능성 또는 증거 인멸의 가능성이 있는가 하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극단적으로 말하면, 20명을 살인하고 비행기를 하이재킹한 후 그 안의 있는 승객들의 금품을 모두 탈취한후 비행기서 탈출, 대통령의 암살을 시도한 후 고궁에 방화하려다 체포됐더라도 도주의 가능성 또는 증거 인멸의 가능성이 없으면 구속 영장은 발부될 수 없다. 또한 슈퍼에서 아이스크림 한박스(물론 이정도로 경미한 사건은 형사 사건 처리되기가 거의 불가능하지만)를 훔쳤더라도 증거인멸, 도주의 가능성이 있으면 구속된다.

    그러므로 결국 나중에 받게 될 판결의 내용과 구속, 불구속의 관계는 거의 무관하다고 봐도 과언이아니다. 불구속수사를 받고 사형을 선고 받을 수도 있는 것이고, 구속 수사를 받고도 무죄로 풀려난 뒤 국가에 피해 보상까지도 요구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대한민국의 형사소송법은 구속수사가 아닌 불구속수사가 원칙이다. 위와 같은 도주 증거인멸의 가능성이 없다면 무조건 불구속수사를 해야한다.

    이런 오해가 생긴 이유는 중죄인 경우 대부분 도주의 가능성이나 증거 인멸의 가능성이 크고, 그 때문에 구속수사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그것은 단순히 결과적,수치적인 일치일 뿐이고, 중죄라는 개념과 구속수사는 전혀 관련이 없다. 그냥 완전 딴 얘기이다.




    그냥 법대생 티내보고 싶었음.
    그리고 구속, 불구속 결정을 하는 판사에게 너무 자주 쏟아지는 대중들의 비난이 좀 부당하단 생각이 들어서. 자신의 무지로 인해 비판해대는 것처럼 바보같고 안쓰러운 일도 없다. 법이란게 대중들이 속속들이 알긴 좀 어려운게 사실이지만, 구속 불구속같이 일반인에게도 가까운 개념은 널리 주지시킬 필요가 있다고 본다.

    댓글 2

sic itur ad ast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