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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몇가지 감상
    비평/영화 2010. 5. 8. 21:05
    요즘들어 약간 매너리즘이 오는 것 같아서 시간이 조금씩 빌 때 깨작깨작 영화를 봤다. 보고 싶었던 것 중 문득 생각난 것들 위주로.
    리뷰를 쓰려면 한도 없겠지만 최근 느끼는 게 난 진짜 영화에 대해 무지한 사람이란 거. 그래서 '잘 알지도 못하면서' 여러 말 하는 것보다 그냥 짤막하게 요약하는게 나을 것 같다.

    봄날은 간다
    감독 허진호 (2001 / 한국)
    출연 유지태, 이영애, 박인환, 신신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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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난 유지태를 좋아하고 이영애도 좋아한다. 이영애는 예쁘더라. 그리고 굉장히 슬픈 영화였다. 봄이 가고 여름이 가고 가을도 가고 결국 겨울도 지나 봄이 왔는데도 멍하니 앉아있다가 소리내어 우는 유지태를 보노라니 정말 함께 울고 싶었다.


    내 남자의 아내도 좋아
    감독 우디 앨런 (2009 / 스페인, 미국)
    출연 스칼렛 요한슨, 페넬로페 크루즈, 하비에르 바르뎀, 레베카 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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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영화를 본 모든 사람들이 그렇게 생각하겠지만 이 영화의 한국판 제목을 붙인 사람은 정말 몹쓸 사람이다. 그것도 모자라서 한국판 포스터는 원본 포스터와 달리 스칼렛 요한슨의 가슴이 포토샵으로 더 크게 처리됐다는 충격적인 이야기가 모 블로그 리뷰에 있더라. 직접 구글링 해서 비교해 보아도 한 눈에 알 수 있다. 굳이 더 키울 것도 없는 몸매란 것은 둘째치고 대체 관객에게 뭘 기대한 것인지, 혼좀 나야된다. 포스터와 제목을 보고 영화관에 갔던 사람이라면 10분쯤 지나 나오고 싶었을 것.
    나는 다행히 이 영화를 한국 개봉 이전에 FC 바르셀로나 팬페이지를 통해 잘 알고 있었고, 이 제목에 낚이지 않을 수 있었다. 빅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 얼마나 이쁜 제목이야! 입안에서 살살 굴러가는데.
    다른 얘기를 길게 해버렸는데 영화 자체는 매우 만족스러웠다. 바르셀로나의 풍광도 너무 아름다웠다. 꼭 한번 가보고 싶네.
    의외로 생각할 사람이 있을지도 모르지만 난 극중의 하비에르 바르뎀과 내 성격이 어느정도는 비슷하다고 느꼈.....다. 그래서 더 재미있게 감상했다. 여배우들도 아름다웠는데 영화 감상 전 가장 기대가 되었던 요한슨보다 페넬로페 크루즈와 레베카 홀이 멋지더라. 페넬로페 크루즈의 떽떽거리는 모습은 스페인어 공부 욕구를 불러일으켰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감독 홍상수 (2008 / 한국)
    출연 김태우, 고현정, 엄지원, 공형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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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상수 감독 영화를 처음 본 것 같다. 영화를 다 보고는 꼭 다른 작품들도 보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묘하게 웃기면서도 뒷맛은 묘하게 씁쓸한 영화였다. 홍 감독이 골초인지는 모르겠는데 극 중 배우들이 줄창 담배를 맛나게 피워대는 모습을 보면서, 이 영화도 참 담배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김태우의 찌질하면서도 이중적인 캐릭터가 인상적이었는데 어느 정도는 수긍이 되면서도 한편으로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인간이라는 느낌을 받았다. 내게 있어 제일 인상적인 장면을 꼽자면 하정우가 우는 장면. '쟤 왜 우는 거야?' 하는 관객들에게 하정우는 '잘 알지도 못하면서'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펄프 픽션
    감독 쿠엔틴 타란티노 (1994 / 미국)
    출연 존 트라볼타, 사무엘 L. 잭슨, 우마 서먼, 브루스 윌리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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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유명한 영화를 이제야 봤다. 상당히 즐거운 영화였다. 타란티노의 영화는 그게 좋다. '재미'에 충실한 거.
    오고가는 대사들이 하나하나 굉장히 마음에 드는 영화였는데 DVD 정식판이라는 자막이 영 아니올시다였다. 짜증이 날 정도였다. 최소한 'fucking' 이란 단어는 꼭 제대로 번역해 주었으면 좋겠다.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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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잘 알지도 못하면서] 봤구나ㅎ 홍상수 감독 영화에 나오는 인물은 일반적인 인간심리(?)에 견주어 볼 때 쉽게 받아들이기 힘든 것 같아. 어딘가 너무 과장되어 있고, 너무 충동적이고, 때로는 너무 친절하고... 하지만 그런 인물이 건드리는 지점이랄까, 그가 환기하는 일반적인 감정 내지는 행동 같은 것은 꽤 진중하고 보편적인 것 같아. 몇몇 비평가가 찬양하는 것처럼 그의 영화에 정말 대단한 것이 담겨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가 예술적이고 개성적인, 좋은 '영화작가'임은 분명하다고 생각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같은 최근작은 그런 면에다 유머까지 곁들여져서 더 좋더라ㅋ 혹시 시간 된다면 [오! 수정]과 [밤과 낮]도 한번 봐봐 :) 내가 가장 좋아하는 홍상수 감독 작품이야.

      [빅키, 크리스티나, 바르셀로나] 제목에 대해서는 전적으로 동감. 그렇게 훌륭한 제목을 왜 굳이 바꾸었을까. 관객의 수로 돈을 버는 이들의 처지에서 헤아려보면 또 이해가 전혀 안 가는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한국 관객의 수준을 너무 무시한 처사가 아니었을까 생각해.

      [봄날은 간다]와 [펄프 픽션]은 그리 좋아하는 영화가 아니지만, 그래도 나름대로 흥미롭게 보았던 것 같아. 타란티노 감독은 정말 거창한 주제의식 같은 거 전혀 의식 안 하고 정말 재밌게 한판 노는 것만으로도 즐거워하는 사람 같아서 가끔은 부러워. 그러한 경향만으로도 예술적 경지에 오를 수 있음을 증명한 것 같아 대단하게 여겨지기도 하고.

      2010.05.09 17:02 신고
      • 프로필사진

        몇몇 작품은 너의 리뷰를 보고 더 봐야겠구나 생각했던 것들이었어! [잘 알지도 못하면서]가 특히 그랬고. 예상대로 좋은 영화더라. [밤과 낮]이랑 [오! 수정]도 꼭 보려고 생각중이야. 네가 가장 좋아하는 홍 감독 영화라니 기대가 더 크네 흐흐.
        [빅, 크, 바]는 정말 본 사람 백이면 백 전부 한국판 제목에 대해 상당히 언짢아 하는 것 같아 ㅋㅋㅋ 예전에도 이런 사례가 몇번 더 있었는데 지금 기억이 안나는구나.
        이 짤막짤막한 리뷰는 본 순서대로 쓴 건데 [봄날은 간다]는 맨 처음에 봐서 그런지 벌써 기억이 몇 장면 안남아있네. 요즘들어 기억력이..... [펄프 픽션]은 정말 말 그대로 재밌게 봤음.
        앞으로도 너의 리뷰를 기대할게! 내가 많이 참고하거든 흐흐.

        2010.05.21 12:31 신고
sic itur ad ast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