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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 음악 이야기
    2010.01.19 21:26
    1.

    배경지식 하나 없으면서 재즈 듣기를 계속하고 있다. 유명한 블루노트 앨범들 위주로 들어보고 있는데 요즘은 캐넌볼 애덜리랑 소니 클락 듣고 있음. 듣는 동안만큼은 답답한 독서실 구석이 산들바람 부는 동산이 되는 듯한 느낌이다. 며칠전에 한국에서만 발매된다는 블루노트 70주년 기념 박스셋이 나온걸 보고 굉장히 사고 싶었는데 고민할 것도 없는게 돈이 없으므로 포기.


    2.

    Jinbo 새 앨범 Afterwork도 진짜 열심히 계속 듣고 있다. 주변에 음악 좋아하는 사람도 몇 없고 어쩌다보니 샄한테만 추천했는데 이거 진짜 만인이 들어봤으면 하는 앨범이다. 어쩌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음악이!
    예전에도 비스무리한 글을 썼었지만 정말 한국의 흑인음악, 한국의 힙합에 대해서는 아쉬운 점이 많다. 일단 다른 장르도 마찬가지지만 음악인의 지향점으로는 두 가지 길이 있는데, 첫째는 오리지널리티에 충실한 것, 둘째는 '좋은' 음악을 하는 것이라고 본다. 당연한 얘기 같지만 둘다 말처럼 쉽지 않다.
    흑인음악에 있어서는 특히 전자가 굉장히 중요한데, 우리나라에서는 이게 묻히고 있다. 음악을 듣지 않는 아티스트, 음악을 듣지 않는 팬들 모두의 탓이다. 물론 여기서의 음악은 오리지널, 그러니까 미국의 흑인음악이 되겠다.
    흑인음악 같은 경우가 rock이나 다른 장르보다 오리지널리티가 중요한 이유는 흑인 특유의 보이스는 둘째치고라도 리듬과 멜로디의 기반이 고정되어 있기 때문이다. 공통점을 찾기 힘들정도로 한없이 다양한 음악임에도 흑인음악이라는 기반 위에서 변주되고, 흑인음악의 그 정신(soul)을 오롯이 담고 있기에 모두 '흑인음악'이라는 같은 꼬리표를 달 수 있는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그 기반, 그 정신을 얼마나 담고 있느냐가 된다.
    요즘 글주변이 점점 없어져서 헛소리만 늘어놓고 있는 것 같은데 대충 비유하자면 이런거다. 한 캐나다인 형제가 있다고 치자. 형이 아무리 북을 잘 치고 동생이 아무리 창을 잘 한다 해도 둘이 함께 하는 소리가 한국의 판소리의 맛을 제대로 낼 수 있을까? 그렇다면 우린 정말 그 음악을 두고 판소리라고 칭할수 있을까? 이것은 기술이나 기교와는 다른 차원의 문제고 결국은 그 음악 안에 담겨있는 정신의 문제다.
    그래서 나는 우리나라의 흑인음악과 미국의 흑인음악 사이에는 넘을수 없는 사차원의 벽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티스트 몇명이나 앨범 몇개만 쏙 골라서 평가한다면 모르겠으나 음악 문화를 전체적으로 봤을때 얘기. 요즘 딜라 음악을 돌려가며 듣다 보니 그런 생각이 더 강해졌고. 더군다나 지금 한국힙합의 이런 세태를 보면 사실 답이 나오기 어렵다. 우리나라서 제일 큰 힙합 커뮤니티라는 힙합플레이야에 가서 10분만 게시판을 둘러봐도 이런 답답함은 가슴으로 다가온다. 아티스트들은 위에서 말한 전자의 오리지널리티를 충족시키지 못하는 음악을 하고 있고 그렇다고 후자의 장르를 뛰어넘은 그 자체로 좋은 음악을 만들고 있지 못하다. 사실 흑인음악은 앞서 말한 이유때문에 전자가 충족이 안되면 후자도 자동으로 불충족임. 팬들은 개인의 호불호와 객관적인 좋고나쁨을 구별하지 못하고 있고. 왜 이리 힙합팬은 특히나 어린애 or 어린애같은 어른이 많은지. 리드머나 내가 7년째 가입도 못하고 있는 dctribe는 그나마 좀 나은듯. 하긴 내가 비할바가 못되는 진짜 대단한 흑인음악 팬 내지 고수분들도 꽤 있는게 사실이지만 이런분들은 오히려 조용하다.
    길게 돌아왔는데 하고 싶은 얘기는 진보의 이번 앨범은 전후자 둘다 완벽히 충족하는 수작중의 수작이라는 거다. 그 자체로 진정성이 있는 진짜배기 흑인음악이고 진짜배기 자기 음악이다. 이런저런 힙합 아티스트들에 피쳐링을 해줬을때는 한두번 듣고 넘겼는데 이렇게 흑인음악을 제대로 이해하고 곡을 써내는 사람인지는 정말 몰랐다. 그루브가 정말 흑인의 그루브다. 보컬과 랩에는 어느정도 아쉬움이 없지 않은데 곡이 너무 좋으니 뭐라 비판을 못하겠음. 믹싱도 기가 막히고. 아무튼 별 다섯개 만점이다. ★★★★★! 각 트랙별로도 할말이 많지만 시간이 없다.
    블로그 어찌어찌 찾아가서 앨범 좋았다고 댓글을 달았더니 친절히 댓댓글도 달아주시고. 진보횽 고마워요. 앞으로도 정말 지켜봐야지.


    3.



    Can't Buy Me Love가 아니라 '어디에 살아'. 곡은 똑같은데 이상하게 감동은 100만배. 윤복희 씨를 찾아보세요.
    영국에서 공연했던 거라는데 저 시기 전후로 폴이랑 링고랑 셋이 술먹고 놀고 했다는듯. 다른게 전설이 아니라 이런게 전설이지.

    댓글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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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 흑인음악에 관한 관점은 '재현과 창조'로도 논해볼 수 있겠죠. '정말 훌륭한 재현'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의 평가를 해줘야 하는가. 사실 훌륭한 재현 정도는 힙합이나 알앤비 쪽에서 간간히 나오고 있다고 봅니다. 문제는 그 다음 단계를 넘어서느냐겠지요. 진보의 이번 앨범은 저도 좋게 들었습니다.

      2010.01.20 01:16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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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다'의 김봉현 님이시군요! 전문 필진분이 제 수준 낮은 글을 읽으셨다고 생각하니 민망하군요. 봉현 님 글은 늘 잘 보고 있습니다. 공감하는 부분도 참 많구요.
        재현과 창조 이야기는 봉현 님이 쓰셨던 스윙스나 오버클래스 콜라쥬 2 앨범 리뷰에서도 얼핏 보았던 기억이 나네요. 재현에 있어서는 분명 최근 2-3년 새 우리나라 흑인 음악이 장족의 발전을 보였다고 저 또한 생각하고 있습니다. 정말 중요한 것은 말씀하셨듯이 이제 재현의 단계를 넘어선 그 이후인데 걱정이 좀 되는 부분이지요. 물론 저도 남이 만든 곡 넙죽넙죽 듣고 평가만 하는 한낱 리스너에 불과합니다만.

        2010.01.20 10:0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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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매니아db에서 타고 들어옵니다.
      참 글을 잘쓰세요! 진보앨범 저도 몇곡 들어봤는데 정말 좋더라구요!!

      2010.01.21 2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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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허허 잘쓰다니요! 다시 읽어보니 고치고 싶은 부분이 한두 부분이 아닌 걸요.
        진보 앨범 좋지요! 앨범 전체를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버릴 곡이 없더라구요.

        2010.01.22 10:09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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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orean kittens는 정말 놀라운데ㅎ 어떻게 영국에서 공연을 하게 된 거지?

      2010.01.27 21:54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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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나도 자세한 정황은 모르겠는데 저때 즈음 해서 코리언 키튼즈가 동남아에서 꽤 인기를 끌었고 그걸 영국 음악계 쪽 사람이 좋게 보고 영국 진출을 권했다는듯. 신기한 일이지 ㅋㅋ

        2010.01.28 23:28 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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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밀댓글입니다

      2010.02.08 0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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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 블로그도 바르셀로나를 위한 블로그는 전혀 아니에요! 최근에 바쁜 사정상 다른 포스팅이 별로 없어서 상대적으로 그렇게 보이는 것 뿐...ㅋㅋㅋ
        방명록에서 비밀글은 티스토리에서 로그아웃한 상태에서만 쓸 수 있게 되어 있더라구요ㅠㅠ

        2010.02.03 17:01 신고
sic itur ad ast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