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아는 여자, 2004 // ★★★★+
    비평/영화 2009. 6. 20. 20:44



    Someone Special
    장진
    정재영, 이나영
    필름있수다
    시네마 서비스
    한국
    107분
    로맨스, 코미디
    2004.06.25
    http://www.iknowgirl.co.kr/

    시험도 끝났고, 주말까지 좀 쉴겸 영화를 몇 편 보려고 마음먹었다. 평소 내가 활동하는 축구 팬페이지에서 같이 공유하는 영화 공유방을 둘러보고 있었는데, 한 영화가 눈에 띄었다. '아는 여자'.
    진짜 봐야지봐야지봐야지봐야지봐야지봐야지 하다가 못본 영화가 엄청나게 많은데, '아는 여자'는 그 중 대표작이었다. 주변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들한테 추천도 많이 받았었는데 어찌나 볼 인연이 안 닿던지.

    장진 감독 영화를 안좋아하는 사람도 더러 있던데, 나는 좋아한다. 산만한 듯하면서도 기분좋게 흘러가는 흐름이 늘 마음에 들어서다. 중간중간 터지는 웃음코드도 즐겁고. '아는 여자'도 그랬다.


    사실 이런 사랑은 없을 것이다. 일단 이나영 씨가 연기한 캐릭터같은 여성은 세상에 없지 않을까 싶다. 밑도 끝도 없이 서른아홉 발자국 떨어진 집에서 살고 있다가 불쑥 나타나서, 당신을 쭉 좋아해왔다고 말하는 여자, 좋아하는 티를 줄줄 내며 늘 함께있고 싶어하는 여자, 그리고 결국 눈물까지 흘리며 남자에게 '사랑해요'라고 속삭이는 여자. 스물네살이라는데 나이는 어디로 먹었는지, 또 세상을 어떻게 살아왔는지, 그런건 알 수 없다. 그저 한없이 깨끗하고 순수하다. 이 영화의 여자주인공이 이상형이라고 얘기하는 남성들이 몇 명 있는것 같던데, 영화를 보니 이해가 되었다. 사랑을 받을 수 밖에 없는 매력적인 사람이다.
    이처럼 비현실적인 캐릭터가 나오는데도 영화는 이상하리만치 현실적으로 느껴지고, 감성을 끊임없이 자극한다. 슬픈 장면이라고 할만한 장면을 꼽기 어려운 영화인데도 묘하게 짠하고, 팡 터지는 기쁜 장면이 없는데도 러닝타임 내내 묘하게 행복하다. '사랑이 그런거다.'라고 영화는 얘기한다.

    영화가 끝날 때까지 그 흔한 키스신 한번도 없다. 아니, 손잡는 장면, 심지어 포옹하는 장면도 없다. 유일하게 두 남녀가 함께하는 거라곤 발을 맞춰서 걷는 것 뿐이다. 한 남자와 '아는 여자'일 뿐이니까. 하지만 세상에 단 하나뿐인 아는 여자이기에 함께 걷는 것만으로도 세상에서 가장 깊은 사랑이 되겠지.

    로맨틱 코미디는 많지만 그 중 여운을 남겨주는 영화는 많지 않다. 그냥 보고 '아, 즐거운 사랑이야기구나'라고 끝나는 영화가 대부분이니까. 하지만 '아는 여자'는 좀 예외다. 보고나서 오랫동안 이렇게 가슴이 훈훈해지는 영화는 오랜만이었던것 같다.


    정재영도 열연했음에도 자꾸 여배우 얘기만 해서 좀 민망하지만, 이나영은 정말 아름답더라. 사실 ★★★★+라는 높은 점수에서 +는 이나영에게 바치는 점수다. 이나영 씨의 외모 자체가 약간 신비하면서도 순수한 데가 있다는 것은 누구나가 공감할 터다. 이 영화의 여주인공을 연기할 배우는, 역시 이나영밖에 없었다. 그리고 마치 자기 자신을 연기하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이나영씨는 한없이 사랑스러운 '아는 여자'가 되었다. (이나영은 이 영화로 청룡영화제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댓글 6

sic itur ad astr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