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쁘다보니 포스팅할 시간도 그닥 없는 요즘이다.
별다른 취미생활이란 것도 딱히 없고 독서실 오가며 음악듣는 거랑 바르셀로나 경기 찾아보는게 전부.
그나마 음악은 꾸준히 듣게 되어 좋다. 들으면 들을수록, 세상에 좋은 음악은 너무 많다. 그래서 문득문득 행복해진다.
요즘은 다양하게 듣던 취미를 내던지고 다시 오로지 흑인 음악에만 매진하게 되어버렸음. 뮤즈가 새 앨범이 나왔다는데 여지껏 안들어보고 있네.
아무튼 그래서 준비한, 최근에 즐겨 듣고 있는 앨범들의 초간단 리뷰.
Jay-Z - The Blueprint 3 (2009) // ★★★★
The Black Album 이후의 제이지의 앨범들은 늘 기대를 채워줄만큼의 퀄리티를 보여주지는 못했다. 그래서 아예 별 기대를 안했던 이번 앨범이었는데, 정작 들어보니 굉장히 괜찮았다. 아쉽게도 '이거다!' 싶은 곡은 없으나 어느 곡 하나 크게 빠지는 게 없이 멋진 트랙으로 채워진 앨범. 피쳐링한 아티스트들이 잘 살려낸 곡도 꽤 된다.
Erykah Badu - New Amerykah Part One (4th World War) (2008) // ★★★★+
대한민국에서 제이지는 나올수 있겠지만, 에리카 바두는 나올 수 없을 거라고 확신한다. 힙합이면 힙합, 소울이면 소울 다 자기 자신의 음악으로 만들어버리는 그분.
아무튼 난 수작들을 제때 못듣고 뒷북을 치는 요상한 습성이 있음. 2008년에 이 앨범을 놓치고 살았다는게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정말로 버릴 트랙이 하나도 없는, 에리카 누나의 감미로운 목소리 그대로가 담긴 앨범.
Kid Cudi - Man on the Moon: The End of Day (2009) // ★★★★
Day 'n' Nite을 들은 이후로 정말 고대해온 키드 커디의 데뷔 앨범. 어느정도 짐작이 되었던, 그만의 독특한 스타일이
반갑고 의외의 난해함은 찜찜하다. 아무튼 카녜도 그렇고, 키드 커디도 우리가 늘 듣던 힙합이 아닌 자신을 표현하는 예술품을 만들어내는 아티스트로서 새 길을 걷고 있다. 랩 스킬은 솔직히 별로지만, 이런 음악이라면 랩 스킬도 큰 문제가 아닐듯 싶다. 아무튼 처음부터 끝까지 우주 여행을 하는 기분의 앨범. 너무 루즈해지는 것만 피하면 키드 커디는 앞으로 더 좋은 앨범을 낼 수 있을듯.
Mayer Hawthorne - A Strange Arrangement (2009) // ★★★★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 법. 메이어 호손의 이 데뷔 앨범이 딱 그렇다. 아니 이렇게 평범한 앨범이 나올줄이야.
엄청난 호응을 불러일으켰던
Just Ain't Gonna Work Out, I Wish It Would Rain 등 원래 싱글컷 되었던 명곡 서너곡을 제외하면 무릎을 칠만한 곡은 꼽기가 어렵다. A Strange Arrangement나 Green Eyed Love 등의 트랙에서는 그래도 센스가 줄줄 묻어나오는데 반해, 나머지 트랙은 그냥저냥 남들 다 하는 이야기를 담은 그냥저냥 멜로디. 목소리 하나는 그래도 알아줘야. 욕만 써논것 같지만 종합적으로는 그래도 좋은 앨범임.
Raekwon - Only Built 4 Cuban Linx... Pt. II (2009) // ★★★★+
2009년 힙합은 이 앨범 하나로 정리된다. 장담컨대, 이보다 훌륭한 힙합 앨범은 당분간 나오기 힘들 것이기 때문이다. 여러말 하지 않겠음.
Slum Village - Fantastic, Vol. 2 (2000) // ★★★★★+
2000년부터 9년동안 대체 나는 뭘 듣고 살았던 걸까.
이 앨범을 겨우 듣게 된지 이제야 반년 가까이 되었지만, 그동안 듣고 듣고 또 듣고 다시 듣고 또다시 듣고 들어도 느껴지는 건 감당할수 없는 감동 뿐. 아 제이 딜라여.......